에너지 드링크 지고… '굿나잇 음료' 뜬다 - 자유게시판 [69쪽] - 부야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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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너지 드링크 지고… '굿나잇 음료' 뜬다
작성자황인규 @ 2017.05.17 23: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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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음료업계
국내 음료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2010년대 초반 이후 각성 효과가 있는 에너지 드링크가 큰 인기를 얻으며 ‘레드불’ ‘핫식스’ ‘몬스터’ 등 다양한 각성 효과 음료가 쏟아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마시면 몸이 이완되고 잠을 푹 잘 수 있는 숙면 음료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에너지 드링크’ 주춤하며 쏟아지는 ‘숙면 음료’들

롯데칠성음료는 이달 초 휴식·숙면에 도움을 준다는 ‘릴렉스 음료’(Relaxation Drink) ‘스위트 슬립’을 출시했다. 긴장 완화에 도움을 주는 아미노산 ‘L-테아닌’과 허브 추출물 등이 함유돼 잠을 푹 자는 데 효과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 음료사가 릴렉스 캔음료 제품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14년 캐나다에서 수입한 릴렉스 음료 ‘슬로우카우’가 SNS상에서 화제를 모으며 수험생을 비롯, 20·30대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후 슬로우카우뿐 아니라 ‘노아 릴렉스 드링크’(스웨덴), ‘굿나이트’(오스트리아) 등 수입 제품도 국내에 선을 보였다. CJ제일제당은 2015년 밀크파우더 포 형태의 숙면 보조 식품을 내놓기도 했다.

에너지 드링크 제품의 시장 규모는 2012년 922억원으로 전년 대비 500% 성장하면서 정점을 찍으며 편의점·대형마트 등의 음료 코너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후 매출은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해엔 650억원 규모로 축소됐다. 고(高)카페인 음료를 지양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초·중·고교 근처 매장의 에너지 드링크 판매를 규제하기도 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에너지 드링크 제품의 카페인 함유량은 일반 탄산음료의 최대 14배에 이른다. 이를 과다 복용하면 어지럼증이나 호흡 곤란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숙면 음료’ 미국서 연평균 25% 성장 … 효능 논란도

에너지 드링크가 쇠락하고 숙면 음료가 뜨는 것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에너지 드링크에 대한 부정적인 연구 결과가 나오고 판매 규제도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시장 조사업체 ‘IBIS월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릴렉스 음료 시장 규모는 2억1800만달러(약 2433억원) 수준이다. 2011년 7200만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성장률 24.7%를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음료업계는 수면 시간이 부족한 편인 한국에서도 릴렉스 음료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2012년 회원국 평균 수면 시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수면 시간은 하루 평균 7시간 49분으로 조사 대상 18개국 중 가장 짧았고, 가입국 평균(8시간22분)보다 40분가량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면 시간이 부족해 수면 장애 등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0년 28만8504명에서 2015년 46만2848명으로 5년 새 60% 늘었다.

숙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수면 음료·식품이 출시되고 있지만, 효과는 의문이란 지적도 있다. 에너지 드링크의 경우 각성에 효과가 있는 카페인 성분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실제 졸음을 쫓는 데 효과가 높은 편이다. 반면 긴장 완화에 도움을 주는 아미노산 성분과 허브 추출물 등이 들어간 숙면 음료의 경우 실제 수면에 영향을 주는지는 논란이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수면제에 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효과를 보려면 최소 20캔 이상을 마셔야 할 것”이라며 “최근 음료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며 등장한 숙면 음료도 초단기 히트 상품에 그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수면의 질을 중시하는 선진국에선 릴렉스 음료가 음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릴렉스 음료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충령 기자 ch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