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내게 꽃밭같은 사람이다
시, 이근대


꽃밭을 바라볼 때
저절로 웃음이 나오듯이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꽃잎처럼 설레이는 사람이 있다
그가 나에게 많은 것을 주는 것도 아닌데
내게 없는 것까지도 만들어서
나는 그에게 나를 주고 싶다
그에게 하염없이 주고도
나는 그에게 바라는 것도 없다
다만 바라볼 수만 있어도
기분 좋은, 꽃밭같은 사람이다
한 잔의 술을 마셔도
타인과 백 잔의 술을 건배한 것보다
더 기분 좋은 사람이다
마치 꽃잎 위에 나비가 날아오르듯이
내 마음을 부풀게 하는 사람,
그는 내게 꽃밭같은 사람이다

햇빛이 내리 쬐는 날,
강물을 바라보았을 때
은빛 물무늬가 살을 찌르듯이
그는 내게 그런 눈물을 하사하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