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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사혈
피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었던 과거에는 피가 아주 소중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각종 상황에 대응하는 방법이 다양했다. 드라마를 보면, 중병에 걸려 생명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손가락을 깨물어 흐르는 피를 환자의 입 안에 한 방울 떨어뜨리기만 해도, 죽어가는 사람이 정신을 차리고 살아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처럼 피의 가치를 높이 사고, 피를 소중히 여긴 우리나라의 전통의학이지만, 특별한 순간에는피를 뽑아내는 방법을 치료를 위해 사용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긴 피를 빼버리는 것이 특이하긴 하지만 서양에서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흔하게 피를 뽑아내는 치료법을 시도해 왔다. 이를 사혈이라 하며, 이 방법은 현대의학에서 거의 이용되지 않지만, 역사적으로는 히포크라테스(기원전 460?-기원전 377?)가 활약한 기원전 5세기부터 약 100년 전까지 널리 이용된 치료법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