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지난 수요일 대구 수목원의 국화 전시회를 가보았습니다.
국화꽃은 추운 가을날 서리에도 꿋꿋이 견디는
다른 꽃이 다 진 계절에 보는 꽃이라
유난히 더 반가운 꽃이죠..
( 하기야 요즘은 비닐하우스가 발달해서
사시사철 형형색색의 꽃을 보는 일이 어려운 일이 아닌 시절이 되어서
옛날에 비하연 그 감흥이 반감되긴 합니다.)
국화전시회의 국화의 모습은 정말 다채로왔습니다.
흰색, 노란색, 보라색, 빨간색, 주황색...
우리가 문상을 할 때 흔히 국화꽃을 영전에 올리쟎아요.
주로 백색을 많이 쓰는데요.
백색은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장부적으로 폐와 연결이 됩니다
또한 폐라는 장기는 사람의 5가지 감정(노여움, 기쁨, 사려, 슬픔, 두려움) 중에서 슬픔과 연결된다고 봅니다.
국화는 가을에 피는 꽃이라 봄, 여름의 기운과는 달리 가을의 숙연함이 느껴지죠.
그래서 고인의 영전에 슬픔의 감정과 숙연함을 표현하기 위해서 백색의 국화꽃을 올립니다..
이렇듯 우리의 삶 속에는 동양철학과 한의학의 정서가 은연중에 녹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화하면 서정주 시인의 "국화옆에서" 라는 시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데요.
10대에 읽은 시의 느낌과 40대가 되어서 읽는 시의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국화, 가을, 성숙, 슬픔, 지조.....
국화와 연상되는 단어들을 한 번 나열해봅니다.
가을이 깊어갑니다.
국화전시회에 가서 수많은 국화들을 보고나니
문득,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만나는 야국(野菊)을 한 번 보고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또 느낌이 다를 듯 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