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사람을 위한 명상 1 - 부야칼럼 [22쪽] - 부야한의원

부야칼럼

제목게으른 사람을 위한 명상 1
작성자한의원 @ 2010.10.26 14:46:05

먼저 자리에 털퍼덕 앉아서 양 발바닥을 서로 맞대고 두 손바닥을 바닥에 댑니다. 눈을 편안히 감아도 좋고, 등을 굽혀도 좋고, 머리를 떨구어도 좋습니다. 몸이 알아서 편안한 쪽으로 택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자세로 그냥 가만히 있기만 해도 얼마 안가 손목이 풀리면서 몸의 여기저기가 더워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머니 지구의 중심으로부터 올라오는 기운이 뜨거운 마그마를 관통하고 내 몸에 닿는구나 하는 영상을 지니든지, 속으로 호흡을 하나, 둘 … 하고 33번까지 세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이 첫 동작 후에는 발을 반가부좌로 고치고 양 손을 무릎 근처에 얹고는잠시 쉽니다.



지금쯤 절로 고개와 허리를 펴고 싶을 것입니다.



둘째번 자세는 반가부좌 상태에서 위에 놓인 정갱이를 양 손바닥으로 붙들고 약간 잡아당기는 기분으로 있는 것입니다. 앞서와 같이 다시 속으로 숨을 33번 세면 호흡은 절로 깊어집니다. 좌우의 발을 바꾸어서 다시 숨 33번 쉴 동안이면 해장국을 먹은 듯 전신이 훈훈하게 풀립니다. 다시 먼저처럼 무릎에 손을 얹고 쉽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있기만 할 때의 여운을 느끼십시요.



세째번 자세는 왼쪽 손바닥으로 바른쪽 발바닥을 가볍게 붙잡고 오른손의 다섯 손가락 끝을 왼쪽 어깨에 얹어 놓습니다. 피로가 주로 어깨와 발바닥에 정전기처럼 모여 있기 때문입니다. 좌우 손발을 교대하고나면 전신이 가벼워지는 기분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먼저처럼 쉽니다.



네째번 자세는 오른손의 둘째 손가락을 말아서 엄지 사이의 계곡을 누른 채 왼쪽 가슴에 대고 왼손은 같은 방식으로 오른쪽 가슴에 대어 X형을 만듭니다. 차츰 심장과 폐가 더워지며 인간임을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끝난 다음 손을 무릎에 얹고 쉽니다.



마지막 자세는 무릎을 끓고 앉는 것입니다. 두 무릎 사이를 많이 벌리고,



손바닥을 허벅지에 얹고 정면을 똑바로 향한 채 앉습니다. 레이저 빔이 하늘로부터 내려와 정수리를 관통하여 척추로, 다시 바닥을 뚫고 지구 중심을 향해 내려가고, 거기서부터 다시 올라와 내 몸을 관통해 하늘로 뻗치는 영상을 지니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숨은 한결 가늘어지고 별다른 노력 없이도 무심한 상태로 진입할 것입니다.



그리고 허리춤에는 멋진 칼을 차고 그것으로 삶의 정글을 헤쳐가는 영상을 지녀보십시요. 근심과 의심, 미움과 후회 등등의 미몽을 베어버리는 칼입니다. 아마도 한없이 그 자리에 앉아 있고 싶어질 것입니다.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에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 기도하는 자세를 취해도 좋고, 이마를 바닥에 대고 엎드려 하느님이나 성인에게 기도해도 좋을 것입니다.



이 간단한 다섯 가지 동작이면 아무리 게으른 자라 할지라도 천지 기운에 쐬여 존재의 중심을 얻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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