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야칼럼
전환장애에 의한 실음증 환자 치험례
병원에서 전공의로 근무하면서 겪게 되었던 환자의 치험 케이스 입니다.
인턴 1년을 마치고 전공의1년차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한 중년여성분이 입원을 하시게
되었습니다.
4월에 5일간의 태국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부터 원인 없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비행기 내에서 갑작스런 오한기와 한출, 이명, 현훈, 인통의 증상이 발생하였고
비행기에서 내리면서부터 어둔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환자 본인은 단순 감기로 생각하고 집에서 쉬는
중 상태가 악화되어 양방병원 응급실을 통해 입원을 하였고 입원기간 동안 검사상 이상이 발견되지
않고 증상 호전이 없어 한의학적인 치료를 원해 한방병원으로 입원을 하였습니다.
이후 한약과 침, 뜸치료를 병행하였고 간혹 발성연습도 시행하였으나 호전은 없었습니다. 질문에 대한
이해력과 문법 논리는 모두 정상이어 필기도구를 통해 의사소통을 진행했습니다. 초기 치료기간 중
오한, 한출, 이명, 현훈, 해수는 일주일 이내 모두 호전 되었으나 음성은 여전히 전혀 나지 않았습니다.
입원 9일째부터 ‘으’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발성연습을 지속적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으’소리 이외에는 별다른 호전이 없었습니다. 3주간의 입원치료 후 실음증 이외에는 증상 없어 퇴원 후
외래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실음증 발병 후 1달이 지난 시점에서는 집주소를 미약하게나마 표현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후 일주일
내에 보통의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호전되었습니다.
어떤 원인이 발견되지 않은 실음증 등의 증상을 전환장애라 하는데
전환장애는 억압된 욕구와 충동이 전환되어 수의적 운동이나 감각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과거의
히스테리아라 불렸던 질환들은 대개 현재의 진단기중에서는 전환장애, 신체화장애 등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신체화 장애의 감별진단 조건으로 일반적 의학적 질환이나 물질에서 기인된 병인들로
인한 신체증상을 배제합니다.
전환(conversion)이라는 용어는 개인의 신체적 증상이 무의식적인 심리적 갈등을 상징적으로 해결하고
불안을 줄이고 갈등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는 데 기인하고 있다(1차이득)는 가설에서 유래되 것이며,
개인은 전환 증상으로 인해 외부로부터 이익을 얻거나 힘든 의무나 책임을 벗어나는 2차 이득도 얻을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의 전환장애는 칠정구기(七情九氣)로 인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불면, 중기
기울, 마목, 탈영, 실정 등에서 유사한 증상을 찾을 수 있습니다.
기울의 증상을 완화 하기 위한 침, 뜸, 한약 치료를 병행하여 전환장애에 의한 실음증을 한의학적으로
변증하여 치료를 시행한 후 환자의 증상호전에 유의한 결과를 보였으며 만족한 케이스이며 전공의
시절 기억에 남는 환자 이야기를 적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