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야칼럼
우연한 기회에 방문한 친구의 집에 달마대사의 그림과 함께 있는 한 글귀가 눈에 띄었다.
‘일체유심조’
이는 본래 불가에서 〈화엄경〉의 핵심사상을 이루는 말로 "세상사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뜻이다.
이 말은 원효대사의 해골바가지 일화로도 쉽게 이해해볼 수 있다.
해골바가지에 담긴 물이라는 것을 알기 이전에는 그렇게 시원한 청정수가 아닐 수 없었는데 그것이 오래된 고인 물이라는 것을 알고는 토해낸다는 이야기는 사람이 생각하나 마음하나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사실 말 자체는 쉬우나,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있어 우리는 우리가 처한 현실에 대하여 얼마나 올라오는 감정에, 생각에 휘둘려서 사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하나의 밭을 1/3을 갈고 어떤 이는 이만큼이나 했다하고 어떤 이는 아직 이것밖에 못했다하는 말 속에서 사람들은 각각 똑같은 환경에 처해있어도 각자가 받아들이는 생각과 마음자리가 다 다르고 - 사실 다를 수밖에 없으나 - ‘호리가 천리간다’는 말처럼 그 생각하나의 차이가 가져오는 결과는 사실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엄청나다.
몸이 피폐해지면 마음도 약해지지만 도리어 마음이 어두워지면 몸의 면역력이나 기능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화병이 지속되면 심혈관이나 근육계통 질환이 찾아오는 것처럼 나의 몸을 주관하는 요인 중에는 나의 마음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항상 좋은 일만 펼쳐지길 바랄 수는 없다.
하지만 펼쳐지는 상황들 속에서 얼마나 지혜롭게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지는 당사자의 몫인 것을.
밝고 긍정적인 마음, 모든 것을 좋은 시각에서 바라보려는 마음, 그 마음에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도 같이 동반된다.
쉽지는 않겠지만, 원망과 불평불만을 하기보다는, 자책하며 어두워지기보다는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모든 것들을 바라본다면, 그렇게 노력해본다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