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우리들의 고향 - 부야칼럼 [19쪽] - 부야한의원

부야칼럼

제목자궁, 우리들의 고향
작성자한의원 @ 2016.12.15 09:27:23
1번 자궁, 우리들의 고향

 

초등학교 교실에서 ‘ 생리중인 학생 손들어 보세요?’ 하면 다들 슬금슬금 눈치만 보며 쭈뼛거리며 손을 들랑말랑 할 것이다. 내가 생리중인 것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

 

자궁 子宮. ‘아들 자’ 가 아닌 ‘씨앗’이라고 해석되어야 한다. 씨앗을 품는 궁전. Palace.

자궁은 인류의 고향이다. 우리는 모두 어머니의 자궁에서 시작되었다. 여성에게는 간 심 비 폐 신 오장에 자궁이라는 장기가 하나 더 있다. 육장육부.

 

하지만 자궁에 대한 오해는 역사가 깊다. 한 철학가는 여장의 월경혈이 음식을 부패시키고 환경을 오염시킨다고 했고, ‘히스테리 Hysteria ’라는 단어도 자궁을 뜻하는 그리스어 ‘히스태라 Hysteria(자궁)’에서 나온 말이다. 겸손하거나 복종적이지 않은 여자들은 남자에게는 없는 장기인 자궁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성을 상징하는 자궁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뿌리가 깊다.

 

이러한 르네상스적인 자궁에 대한 관념과 더불어, 현대에는 결혼 연령이 점차 늦어지고, 출산횟수도 줄어들면서 자궁에 대한 관심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과로, 환경호르몬이 가득한 환경과 불규칙한 생활습관, 육식의 증가와 채식의 감소, 운동부족 등 복잡하게 돌아가는 생활에 치여서 여성의 몸 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자궁은 소리없이 병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매년 제왕절개와 자궁적출 수술의 횟수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특히 자궁의 질환으로 과다출혈과 빈혈, 심한 통증 등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은 자궁이 밉다. 자신을 괴롭히는 살덩어리, 짐으로 인식이 되는 것이다. 이것을 빨리 내몸에서 떼내야 고통에서 벗어날 것으로 인식이 되는 것 같다. 특히 출산을 하지 않거나 출산 계획이 끝난 경우에는 들어내도 상관없다는 인식이 많다. 하지만 자궁은 출산하지 않으면 들어내도되는 단순한 장기가 아니다. 여성의 몸과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장기이다. 

 

자궁적출을 하면 여러가지 후유증이 찾아온다. 먼저 자궁내막에서는 베타 엔돌핀 같은 호르몬을 직접 분비한다. 엔돌핀은 ‘내분비의’라는 뜻을 가진 단어와 ‘모르핀’을 합친 용어로, 우리 몸에서 저절로 분비되는 마약이라는 의미다. 엔돌핀은 행복한 느낌을 갖게 하는 호르몬을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자궁은 다른 여러 호르몬들이 정상적으로 작용하는 것을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자궁적출 후에는 체내 호르몬 환경에 큰 변화가 온다. 또한 자궁적출 후 50%정도는 조기폐경이 오며, 상대적으로 노화가 빨리 찾아온다. 성기능 감퇴, 우울증, 요실금 등도 흔히 동반되는 현상이다.

 

외국에서는 이와같은 현상을 우려해 자궁건강 캠패인을 시행해 제왕절개와 자궁적출 등 불필요한 수술을 줄여나가고 있으며, 자궁을 소중히 생각함으로써 자궁 질환을 예방하는데 힘쓰고 있다.

 

우리나라는 먼저 여성에 대한 순결, 정조만 강조할게 아니라 어릴때부터 월경에 대해서 경시하는 부정적인 시선부터 바꾸어, 월경을 맞이하는 자세를 두려움과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 등이 아니라 자궁에 대한 인식의 시작으로 삼아 자궁의 소중함에 대한 교육이 많이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