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야칼럼
일상생활 중 흔히 ‘담 결(걸)렸다.’라는 표현을 하거나 들을 때가 있습니다. 보통 우리는 목, 어깨의 불편감을 표현할 때 이 말을 하지요. 묵직하기도 하고 뻣뻣하기도 하면서, 켕기고 아플 때 “나 담 결렸어.”라는 한 문장이면 무슨 느낌인지 주변 사람들에게 충분히 전달이 되는 경험을 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담(痰)’이란 말이 한의학적 용어라는 것을 아시고 계신가요? 오늘은 이 담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아보고자 합니다.
동의보감을 보면 <‘담(痰)이란 것은 진액이 열(熱)을 받아서 생기는 것이다. 진액이 열로 훈증되어 끈적끈적하고 탁(濁)하게 되기 때문에 담이라고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담(痰)이란 한자 자체가 열(火)이 훈증해서 병(疒)이 되었다는 뜻으로 이루어져 있지요.
담은 인체 내 여러 부위에서 다양한 형태로 생성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가 가장 쉽게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담의 형태가 바로 가래인데요. 입으로 뱉어내는 가래를 떠올리며 동의보감의 담에 대한 정의를 읽어보시면 그 의미가 좀 더 쉽게 와 닿으실 겁니다. 우리 몸의 진액이 청정(淸淨)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비정상적인 담이 자꾸 생성되어 쌓여간다면 병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드시나요?
한의학에서는 ‘십병구담(十病九痰 : 열가지 병 중에 아홉가지는 담이다.)’이라 하여 질병을 치료할 때 담을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질병들 중에 90%가 담이라 표현한 것은 그만큼 담이 우리 인체의 병리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그렇다면 담과 연관된 증상을 우리가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형태로 몇 가지만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 가래가 자주 생긴다. (기침으로 뱉어져 나오기도 하고 목 안에 걸려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 가슴과 등, 팔과 다리, 허리와 사타구니와 같은 부위가 켕기면서 아픈 증상이 자주 생기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느낌이다.
* 어지럽고 머리가 맑지 않다.
* 몸이 자주 무겁고 나른한데, 흐린 날이나 비가 오면 더 심해진다.
* 속이 쓰리고 답답하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 뱃속에서 꾸룩꾸룩하는 소리가 잘 난다.
* 몸에 낭종이 잘 생긴다.
* 자려고 누우면 이런저런 생각이 나서 잠들기 어렵다.
* 정신이 어지러운 꿈을 자주 꾼다. 등등
담이라는 글자 하나에 얽혀 있는 증상이 참 다양하지요? 사소하게 넘길 수도 있는 이러한 증상이 자주 발생한다면 질병이 진행되고 있는 신호가 아닌지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우리 의서에는 담이 무엇인지, 어떤 증상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내용과 함께 담을 치료하는 방법도 나와 있습니다. 담이 생성된 부위(表裏內外)와 담의 종류(風痰, 寒痰, 濕痰, 熱痰, 鬱痰, 氣痰, 食痰, 酒痰, 驚痰...) 등을 고려하여 치료 방법을 결정하게 됩니다. 담을 제거하는 것뿐만 아니라 담으로 인해 방해됐던 기혈순환의 흐름을 회복시키는 것도 필요하지요.
저희 부야한의원에서는 개인의 체질과 몸 상태에 따라 자주 형성되는 담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처방을 쓰고 있습니다. 만병의 원인으로 작용하기 쉬운 담을 제거하여서 심신을 건강하게 지켜 나가는데 도움을 얻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