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야칼럼
둔위의 정의
둔위 태위란 태아의 엉덩이가 모체의 골반부에 위치한 상태를 의미한다. 대부분의 경우 둔위 태위는 임신 말기에 가까워질수록 저절로 두부 태위로 바뀌지만, 단태출산에서 3∼4%의 비율로 둔위태위가 관찰된다. 이러한 태아 역위는 출산 시 정상분만을 저해하고 태아와 산모에 커다란 위험이 되기 때문에 적극적인 처치가 요구된다.
둔위의 원인
미숙
다산이 수반된 자궁이완
다태임신
양수과다증
양수과소증
뇌수종
무뇌아
둔위분만의 기왕력이 있는 산모
자궁기형
골반내 종양
태반부착이 cornual-fundal인 경우
전치태반
협골반
태아사망
둔위의 치료
臀位의 치료를 위해 임신 28∼36주에 산모의 복벽을 통해 시행하는 태아회전술이 있으나, 효과가 제한적이고 시술이 용이하기 않아, 일반적으로 제왕절개술이 가장 흔하게 사용된다.
제왕절개술은 신생아 사망률과 이환율을 낮춰주지만, 산모에 대한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모의 감염 위험이 커지고 과다출혈, 방광손상, 마취에 따른 합병증 등을 겪을 수 있으며, 모성사망률 역시 자연분만의 2∼4배 증가하고 각종 합병증은 5∼10배나 높다 이러한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제왕절개 분만율은 매우 높은 편으로, 201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1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1년도 제왕절개분만율은 36.4%로WHO의 권고치인 5∼15%보다도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적에서 찾아본 둔위
한의학에서는 현대의 태아 둔위에 해당하는 태위이상을 ‘橫産’, ‘逆産’, ‘手先出’이라고 표현하였다. 옛날에도 태아 둔위는 건강한 출산에 산모와 태아 모두를 위험하게 하는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간주되었으며, 예방과 치료법이 연구되어 왔다. 태아 둔위의 치료에 대해 언급한 최초의 문헌은 <鍼灸資生經>으로서, "産先手出 諸符藥不捷 灸右脚小指尖頭三壯 烓如小麥 下火立産"이라고 하여 태아 둔위에는 至陰穴(BL67)에 뜸치료를 한다고 하였다. (지음혈은 調胎氣, 行氣活血, 利氣催産하는 효능이 있어 胎位扶正, 難産 등을 치료한다.)
이후에도<普濟方>, <鍼灸大成>, <類經圖翼>, <東醫寶鑑> 등에서 태아 둔위교정을 위한 지음혈의 침구치료에 대한 언급이 나와 있다.
또한 동의보감, 의학입문에는 둔위를 치료하는 방제로 궁귀탕(芎歸湯), 사태산(蛇蛻散), 삼퇴산(三退散), 신응흑산(神應黑散), 신험산(神驗散), 용태산(龍蛻散), 익모고(益母膏), 익모환(益母丸), 입성단(立聖丹), 최생단(催生丹), 단익모고환(單益母膏丸), 삼퇴산(三退散), 흑신산(黑神散), 우선단(遇仙丹), 승금산(勝金散) 등을 기록해 두었으며, 본초로는 규화(葵花)(접시꽃)가 횡산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외국에서 실시한 둔위의 침치료 연구
해외에서 시행된 둔위에 대한 침 치료 연구 중 무작위 대조군 실험이며 침 치료의 효용성을 알아보기 위해 실시된 논문을 추려보았을 때 적절한 7개의 연구를 찾을 수 있었다. 최종 선정된 7편의 연구는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오스트레일리아 등 세계 각국에서 시행된 연구이다. 각 연구들의 피험자의 수와 수행기간은 조금씩 다르지만, 동일한 연구방법을 적용하여 태아둔위의 침구치료에 대한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임상연구이다. 7편의 연구에서 대상자는 임신기간이 32∼36주 사이이고, 단태아를임신 중인 초임부를 대상으로 하였다. 평가방법으로는 기본적으로출산 시 태아 두위의 비중을 척도로 사용하였으며, 그 외에 35주차태아 두위의 비중, ECV(external cephalic version)시술 전 태아두위의 비중, 출산방법 등이 이용되었다. 피험자에게는 지음혈에뜸치료, 침치료 또는 두 가지 치료법이 함께 이루어졌으며, 시술은 평균 2주 동안 매일 1∼2회, 매회 20∼30분 가량 시행되었다. 대조군으로는 비특이적 경혈점(SP1)의 뜸치료, 산모에 대한 일반적 처치, 관찰 등이 이뤄졌다. 치료효과는 7편의 연구 중 5편의 연구에서 침치료, 뜸치료, 또는 침뜸을 함께 사용한 치료법이 태아의 이상태위를 바로잡는데 효과적이라고 평가하였다. 나머지 2편의 연구에서는 뜸치료가 대조군과의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으나 그 연구에서는 피험자의 실험 순응도가 미진하여서 태아 둔위에 대한 뜸치료가 효과적인지 아닌지 결론짓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