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과 함께 찾아오는 몸의 이상.. - 부야칼럼 [12쪽] - 부야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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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우울증과 함께 찾아오는 몸의 이상..
작성자한의원 @ 2019.08.02 18:49:20

우울증과 함께 찾아오는 몸의 이상까지 원인 치료

  

‘근심우(憂)’, ‘막혀서 통하지 않을 우(鬱)’. ‘우울’의 뜻은 결국 ‘막혀서 통하지 않아 생기는 병증’이다. 그러면 무엇이 막혀 통하지 않는 것인지를 알면 해결 방법이 보인다.

사람에게는 ‘오욕 칠정(五慾七情)’이 있다. 5가지 욕심을 뜻하는 ‘오욕’은 재물욕(財物慾)·명예욕(名譽慾)·식욕(食慾)·수면욕(睡眠慾)·색욕(色慾)이고, 7가지 감정을 의미하는 ‘칠정’은 기쁨(喜)·노함(怒)·걱정(憂)·생각(思)·슬픔(悲)·놀람(驚)·두려움(恐)이다.

칠정은 우리 장부와 관련돼 있다. 기쁨은 심장이 주관하고, 성내고 화내는 것은 간이, 근심과 걱정, 슬픔은 폐가, 곰곰이 생각하고 잘 삐지는 것은 비장이, 놀라고 두려운 감정은 신장이 각각 담당한다. 때문에 해당 감정을 주관하고 있는 장부에 문제가 생기면 질병으로 변화하게 된다.

 

▲폐가 약하면 우울하다

한의학에서는 폐가 약한 사람이 괜히 근심∙걱정을 잘하고 슬퍼진다고 본다. 슬픈 일이나 우울한 일을 자주 당하면 폐가 약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폐와 슬픔 또는 우울한 감정은 서로 어떻게 작용하는 것일까.

생명체의 호흡을 담당하는 폐는 공기로부터 산소를 체내에 공급하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氣)의 원천이다. 폐 기능이 약해지면 폐포(肺胞; 허파꽈리)에서 이산화탄소가 체외로 빠져 나오지 못해 체내 산소가 부족해진다. 당연히 혈액을 구성하는 헤모글로빈도 모자라져 빈혈이 생기고, 심장 기능도 약해져 기쁨이 없어지게 된다.

또한 폐는 비장에서 올라온 영양물질을 피부와 세포에 분포하는 ‘선발기능’을 담당하는데, 이 기능이 안 되면 우울하고 슬퍼진다. 코와 연결된 폐에 한기가 들면, 맑은 콧물, 코 막힘, 냄새를 못 맞게 되는 증상이 생긴다. 반면 열기가 들면, 건조한 피부, 붉은 얼굴, 숨이 차고 누런 콧물 등 ‘알레르기’가 나타난다.

폐는 물을 만드는 기능도 한다. 폐가 뜨거워 건조해지면 체내 공기를 식혀 주지 못해 물을 생성 할 수 가 없다. 이러면 소변량이 적어지거나, 방광에 물이 차지 않아 요도염, 방광염, 오줌소태 등이 발생하고, 소변을 자주 보되 양이 적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폐는 전신의 모든 피를 깨끗하게 한다. 폐가 제대로 기능을 해야 심장에서 맑고 깨끗하며 산소가 많이 함유된 피를 전신에 공급한다. 그래서 폐를 심장을 돕는 ‘상부지관’이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이 기능이 안 될 때, 폐 자체의 감정인 우울함과 심장의 감정인 기쁨을 잃게 되어 우울증이 생기게 된다.

 

▲우울증 자가진단법

많은 우울증 환자들의 가장 큰 특징은 우울한 감정이 드는 것으로, 실제 환자의 90% 이상에서 나타난다. 일상생활에서 관심과 흥미가 없고, 식욕이 감퇴하며 열등감이나 절망감에 사로잡힌다. 또한 인지기능 장애, 자신감 결여, 장래에 대한 불안, 사회적 지위에 대한 절망감, 이유 없는 죄책감, 망상 등도 나타난다.

우울증이 심해지면 사고 흐름 및 행동장애, 판단력 결여, 사회 대처능력 및 집중력 감소와 아울러 자살 충동까지 느낀다. 최근에도 우울증을 앓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여 충격적인 자살로서 생을 마감한 경우를 보게 된다.

우울증은 쉽게 자가 진단을 할 수 있다. 우울증이 오기 전에는 우리 몸의 가장 중요한 기운인 ‘종기(宗氣; 양쪽 유두의 정 가운데)’를 살짝 만 눌러도 무척 아프다. 종기가 막힌 사람은 머지않아 우울증이 올 수 있다는 신호다.

한의학에서는 이곳이 많이 아픈 사람을 ‘화병’ 또는 ‘울화병’이라고 한다. 스스로 쉽게 진단 할 수 있으므로 현재의 몸 상태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초기엔 한번의 치료로도 쉽게 좋아지지만, 오랫동안 이 부분이 아팠던 사람은 반드시 의사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우울증의 한의학적 치료

한의학에서 심장은 화(火), 폐는 금(金), 간은 목(木)이라고 했는데, 화(심장)의 기운이 너무 세면 금(폐)을 녹인다. 또한 폐의 기운이 약하니 폐가 통제를 하고 있던 간이 폐를 약하게 본다.

때문에 화를 꺼주고 서늘히 하면, 폐는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 간을 억제하고, 물을 잘 만들어 제 기능을 잘 수행하게 된다. 그러면 소변이나 방광 이상, 오줌소태, 빈혈, 숨이 찬 것, 피부건조, 기운이 없는 문제 등이 한꺼번에 없어진다.

폐에 좋은 식품으로는 폐의 양기를 보하는 인삼, 폐기를 고르게 하는 도라지, 폐의 기운을 수렴해 주는 오미자, 심장과 폐의 열을 꺼주는 맥문동, 폐기를 보하는 사삼(더덕), 폐기를 안정시키는 천문동 등이 있다. 심장에 좋은 약재는 심기를 안정시키는 원지, 심혈은 보하고 심열을 내려주는 생지황, 심장의 열을 내리고 오혈을 없애는 황련, 심장의 기를 통하게 하는 복신, 마음을 안정시키는 연씨, 씀바귀, 붉은 팥 등이 있다.

우리의 오장육부는 화학공장이며, 감정의 집이다. 우리의 오장육부가 제대로 기능을 해 주게끔 도와주면 정신이나 신경과 관련된 병은 빨리 좋아진다. 약의 오남용으로 습관성이 된 환자라도, 장부의 변병을 잡아주면 좋아지는 것을 보아왔다.

이것이 바로 한의사의 역할이다. 우리 조상들이 맥을 짚어 그 상태를 알아내고, 침과 뜸 혹은 자연 약재로 쉽게 치료해왔다. 이런 전통이 소멸되기 전에, 명의들의 방법을 발굴해 후대에 전하고 세상에 알려야 질병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건강한 삶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