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야칼럼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힘들다. 우리는 그 혹은 그녀가 남긴 물건을 간직하여 사랑을 추억하고 위안를 얻는다. 사랑하는 남편을 병으로 떠나보내고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돌(담석)을 간직하여 그를 기억하려는 한 부인과 병의 원인을 집요하게 쫓는 의원이 약초를 찾아내는 이야기가 본초 설화에 등장한다. 이번 부야칼럼에서는 담석을 녹이는 신비한 약초 ‘금전초’의 유래와 효능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옛날 어느 마을에 금슬이 매우 좋은 부부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남편이 옆구리가 몹시 아파 의원을 찾아갔으나 의원은 병증을 알아내지 못했다. 의원과 부인의 정성에도 불구하고 병은 갈수록 점점 심해져 남편은 며칠 만에 죽고 말았다. 부인의 남편을 잃은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의원 또한 병증을 알아내지 못해 답답한 마음을 감추지 못 했다. 이에 의원은 부인에게 남편의 시신을 해부하는 것을 허락해 줄 것을 청했고 슬픔에 잠긴 부인은 이를 허락했다.
의원은 죽은 사람의 배를 갈라 자세히 조사하였다. 다른 곳에는 이상이 없고 오직 한 곳, 쓸개주머니 안에 제법 큰 담석이 하나 들어 있었다. 의원은 부인에게 담석을 전해주었고 부인은 남편을 앗아간 담석이 원망스러웠지만 남편을 기억하기 위해 그 담석을 주머니에 넣고 항상 지니고 다녔다. 세월이 지나고 땔감을 캐 내려오던 어느 날 그 담석이 반으로 줄어 있는 것이 아닌가? 의원은 이 이야기를 소문으로 듣고 곧바로 부인을 찾아가서 말했다. “부인이 안고 왔다는 그 땔감 속에 담석을 녹이는 약기운이 들어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나를 그 산까지 안내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부인은 흔쾌히 의원과 함께 땔감을 구하는 산비탈로 갔다. 하지만 계절이 변하여 풀이 자라지 않아 약초를 찾을 수 없었다. 의원은 그 장소에 막대기로 표시해 놓고 부인이 땔감을 캤던 이듬해 가을 다시 그 곳을 찾았다. 부인은 이전과 같이 풀을 베었지만 돌멩이 크기는 변하지 않았다. 의원은 실망하지 않고 다음해 가을에 또다시 그곳을 찾았다. 그리고 그 곳에 자라난 풀을 채집하여 종류별로 나눈 뒤 그 위에 죽은 남편의 쓸개주머니에서 꺼낸 돌멩이를 올려놓았다. 오랜 시간 이 과정을 반복한 뒤 의원은 마침내 담석을 녹이는 약초를 찾아냈다. 이튿날부터 의원은 매일 산비탈로 가서 그 약초를 캐 약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약은 과연 담석증에 효험이 있어 여러 명의 환자를 고쳤다.
의원이 발견한 이 약초는 모양이 동전처럼 동그랗고 돈보다 더 귀한 약초라는 의미에서 '금전초(金錢草)'라고 이름 짓게 되었다. 금전초의 정식 명칭은 ‘긴병꽃풀’이다. 가을에 꽃이 피는데, 낮에 펴서 새벽에 시든다고 ‘오시화’라고도 부른다.
금전초는 비뇨기계에 생긴 결석을 용해시키며 이뇨작용이 있으므로 같은 작용을 하는 차전초와 함께 응용하여 신장결석, 방광결석을 배출시킨다. 결석을 제거하는 주된 치료 이외에도 다양한 효능이 있어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져 있다. 황달을 고치며 몸이 붓는 것을 낫게 하는 작용뿐만 아니라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이며 습진, 종기 같은 피부병에도 잘 쓰인다.
금전초의 발견은 몇 번의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약초를 찾아낸 의원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만약 의원이 사체를 해부해 보지 않았더라면, 의원이 약초 찾기를 일찍 포기해 버렸다면, 우리는 금전초의 만병통치약이라고 불리는 효능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만병통치약을 알려진 금전초는 다양한 효능이 있다. 소변을 잘 보게 하고 황달을 고치며 몸이 붓는 것을 낫게 하는 작용이 있다.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이며 습진,종기 같은 피부병에도 잘 쓰인다. 맛은 맵고 차며 열을 내리고 독을 풀며 염증을 삭이고 어혈을 없애는 효과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