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야칼럼
사람은 천지자연의 일부로써 계절의 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에, 춘하추동 사계절에 따른 양생법이 존재합니다. 지금부터 ‘황제내경’ 에 써져있는 사계절에 맞는 양생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봄은 아침에 해당합니다.
겨우내 꽁꽁 움츠러 있던 기운들이 봄이 다가오면서 동면에서 깨어나고, 나무들에도 새순이 돋기 시작합니다. 이렇듯 봄은 생동감이 넘치기 시작하는 계절입니다. 황제내경에는 봄의 양생법에 관하여 말하길, 봄에는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합니다. 만물이 새롭게 돋아나는 것처럼 몸과 마음, 옷차림까지 느긋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가로이 뜰을 거닐며 마음에서도 무언가 새로이 생겨나게 하여 곧 다가올 1년의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봄에는 살리되 죽이지 말고 베풀되 빼앗지 말라 합니다. 이를 어기면 봄의 기운을 가장 크게 가지고 있는 간이 상하고, 그대로 여름이 되면 봄을 제대로 보내지 못해서 병이 생깁니다. 여름에 감기에 걸리거나 설사가 잦은 것은 봄에 양생을 잘못했기 때문입니다.
겨우내 활동도 많이 하지 않고 움츠러져 있었다면, 조금씩 산책과 가벼운 조깅 등을 시작하면서 다가올 1년을 위해 체력을 다지고, 봄의 피어나는 기운을 온몸으로 받아들여 생동감있는 한해를 시작하면 좋겠지요.
여름은 낮에 해당합니다.
여름에는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합니다. 햇볕을 받고 만물이 무성해지는 것처럼 햇볕을 싫어하지 말고, 또한 화를 내지 말아야 합니다. 여름에는 몸도 그 기능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지나친 화나 흥분은 좋지 않습니다.
몸도 마음도 탁 트이게끔 밖으로 내보냅니다. 이를 어기면 가을이 되어 병이 생기게 됩니다. 지나친 냉방 또한 가을에 병을 가져옵니다. 조금은 덥더라도 너무 에어컨만 틀지 말고, 여름다운 기운을 느끼면서 즐겁게 생활하되, 찬 음식이나 활동이 너무 과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가을은 오후에 해당합니다.
가을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닭 우는 소리와 함께 일어나고, 서리 같은 가을의 매서운 기운을 피하기 위해 일찍 잡니다. 가을은 나무에 주렁주렁 열매가 달리듯이 몸도 마음도 거두어들여야 하는 때입니다. 여름이 지난 후 가을은 부쩍 쌀쌀해지고 건조하게 됩니다. 이러한 시기에 가을의 양생법을 지키지 않으면 가을의 기운을 가장 크게 가지고 있는 폐가 상하여 겨울이 되면 병을 일으키게 됩니다.
만물은 이제 한해의 마무리를 위한 준비 단계에 접어듭니다. 사람 또한 다가오는 겨울을 대비하여야 합니다. 건조해지는 목과 피부를 신경쓰고, 늦게까지 과로하거나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은 밤에 해당합니다.
겨울은 모든 기운이 수렴하고 안으로 침잠하는 때입니다. 이때는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이 좋습니다. 천지 만물이 안으로 수그러들며 갈무리하는 시기이니만큼, 사람의 몸과 마음도 잘 갈무리해야 합니다. 마음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감추어야 합니다. 평소 품어 있던 뜻이 있더라도, 이때는 조금 더 때를 기다리는 것이 좋습니다. 따뜻하게 해야 하나, 땀이 많이 날 정도로 과하게 보온하는 것은 좋지 않으며, 운동을 해서 땀을 내는 것도 과하면 좋지 않습니다. 차가운 외부에서 많은 활동을 하기보다는 실내에서 꾸준한 스트레칭과 가벼운 운동 등으로 체력을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에는 부족해지기 쉬운 양기를 수렴해야 하기 때문에, 양기를 흔드는 일을 해서는 안됩니다. 특히 성관계를 주의해야 하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신이 상하여 봄이 되면 기운이 없이 늘어지게 됩니다. 춘곤증도 심하겠지요.
사상인에 따른 양생법도 존재하지만, 사람은 체질을 나누기 이전에 자연에 속하는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계절의 변화를 반영하는 양생법이 중요합니다. 계절의 변화를 거슬러 무리하지 않고, 그에 맞는 양생법을 지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