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도 약재입니다. 섬소 와 동물성 약재에 관하여. - 부야칼럼 [28쪽] - 부야한의원

부야칼럼

제목두꺼비도 약재입니다. 섬소 와 동물성 약재에 관하여.
작성자한의원 @ 2021.12.15 21:50:29

 

한약의 약재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약재’ 라는 단어를 접할 때 식물의 일부분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본초에는 식물성 약재 외에도 동물성, 광물성의 독특한 약재가 많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이번 부야칼럼에서는 두꺼비와 관련된 약재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많은 분들께서 학생시절 국어시간에 배운 ‘은혜 갚은 두꺼비’ 설화를 기억할 수도 있다. 은혜를 입은 두꺼비가 사악한 뱀에게 제물로 바쳐진 처녀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운다는 이야기이다. 이와 유사한 이야기가 약재와 관련된 설화로 중국에 전해진다.

 

 

먼 옛날 소주(蘇州)에서 한약방을 운영하던 장세민(張世民)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한약에 관심이 많아 머릿속이 한약으로 가득찬 사람이었다. 하루는 약초를 채집하기 위해서 입산을 하였는데 한 마리의 독사가 두꺼비를 둘둘 감고 있는 광경을 보았다. 두꺼비는 몸을 움직이지 못한 채 커다란 두 눈만 껌벅이고 있었고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어 배는 풍선처럼 부풀어 있었다. 장세민은 약 꾸러미를 바닥에 던져놓은 채 그 광경을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한참이 지나자 두꺼비는 보기에도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런데 이때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흉악하고 공격적인 독사가 죽어 버리고 목숨이 위태롭던 두꺼비는 도리어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이다. 장세민은 살아남은 두꺼비를 잡아서 곧바로 약방으로 돌아와서는 연구에 몰두하였다. 장세민은 몇 년 동안 심혈을 기울인 연구 끝에 두꺼비의 이선(耳線)에서 분비되는 점액질의 응고액이 강심제, 진통제, 지혈제로 쓰이는 섬소(蟾)라는 것을 알아냈다. 그래서 서황(犀黃), 요황(腰黃), 주분(珠紛), 사향(麝香), 빙편(氷片) 등의 약을 배합, 합성하여 “六神丸”이란 비방을 만들어 냈다. 이 약은 인후종통(咽喉腫痛)이나 각종 종양, 통증, 모든 독창 등의 증상을 치료하는 데 사용됬으며, 그 효과가 탁월하여 오늘날까지 임상응용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위의 설화로 우리는 섬소가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실제로 섬소는 부포탈린과 디기탈리스를 포함한 약 10여 종의 독성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복할 시에 0.0015~0.03g의 매우 적은 양을 사용한다. 외용 시에는 눈에 사용하는 것을 금하고 임산부는 복용을 금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민간요법으로 항암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무좀을 다스리는 데 이용해 왔다. 또한 부분마취 효과는 코카인보다 30~60배 커서 치통의 통증 완화에 쓰였다.

 

 

섬소 외에도 동물성 약재는 많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약재로 말린 지네(오공)와 매미의 번데기(선태)를 예로 들 수 있다. 동물성 약재들은 그 동물의 성질에 따라 체질의학의 측면에서도 요긴하게 응용되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중노년기의 콜라겐 보충에 있어서 소양인에게 있어서는 족발이나 명태의 해양성 콜라겐이, 소음인에게는 닭발이나 우족/ 소 도가니탕 등의 구분이 되어질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약재는 사상체질적 분류가 가능하다. 모든 동물은 체질적 구분이 가능하다. 인간이 네 가지 체질로 나뉘어지는 이유는 오직 인간만이 치우침이 가장 적은 소우주이기 때문이라는 동양철학적 근거에서 시작한다. 동물성 약재 및 광물성 약제는 그 섭취에 있어서 각별한 체질적 구분이 필요한데 식자재적인 측면 때문에 간과되어 지는 경우가 많다. 이번 칼럼을 계기로 어떠한 동물성 음식 및 약재가 나의 체질에 맞는지 관심을 가져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