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야칼럼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쑥쑥 잘 크기만 한다면 바랄 것이 없겠지만, 아이들은 자라면서 면역력이 떨어져서 아프기도 하고, 잘 안 먹기도 하고, 비염이나 아토피 등 쉽게 고쳐지지 않는 질환으로 고생하기도 합니다. 그걸 보는 부모님의 마음은 뭐라도 해주고 싶기에 한약을 먹였으면 싶은데 언제부터 먹이면 좋은지, 혹은 한약을 성장기때 잘못 먹이면 비만이 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많습니다. 한의원에 내원하시는 부모님들이 주로 궁금해하시는 것들 위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약을 먹여도 되는 시기는 일반적으로는 돌 전후 이유식을 시작하고 나서 어느 정도 음식을 먹기 시작할 때를 이상적으로 봅니다.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분유와는 다르게 잘 안 먹기도 하고, 배변 활동에 변화가 있기도 합니다. 그와 동시에 영양이 불균형해지면 성장에도 지장을 주고 면역력이 떨어져서 잘 아프기도 하지요. 이럴 때 쉽게 한약은 그 불균형을 채워주면서, 만 4세 전까지의 급성장기 동안 아이들이 자라는데 많은 힘을 보탤 수 있습니다.
매일매일 자라나는 아이들은 신체 성장 뿐 아니라 두뇌의 발달을 위해서 꾸준하게 양질의 영양이 필요합니다. 선천적으로 비위 기능이 약한 아이들은 먹고 싶어도 속이 불편해서, 대변을 잘 보지 못해서 등등의 이유로 잘 먹지 못합니다. 이럴 때 한약은 허약한 비위 기능을 보강해주어 소화력 자체를 증진시키고 입맛을 좋게 하고 뱃골을 늘리면서, 음식으로 부족한 성장 물질을 보충하여 성장에 도움을 줍니다.
감기에 잘 걸리는 아이들의 경우에도 한약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어린이집을 다니고, 친구들을 만나면서 감기에 아예 걸리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걸리더라도, 심하게 악화되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빨리 나을 수는 있지요. 가벼운 감기로 끝날 것을 고열감기, 중이염, 폐렴, 기관지염 등으로 발전하게 되느냐 아니냐는 면역력이 관건입니다. 기관지가 유난히 약하고 건조한 아이, 한번 감기에 걸리면 고열이 나고 쉽게 폐렴 등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하는 아이들의 경우에도, 기관지를 촉촉하고 튼튼하게 하면서 속열을 잡아주면 감기에 걸리더라도 빨리 낫고, 실제로도 잔병치레를 덜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한약은 아이들의 개월 수와 체중에 맞게 용량이 정해지며, 어른들에 비해 적은 양과 짧은 기간 동안의 복용으로도 빠르게 효과가 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약을 먹는다고 해서 절대 살이 쉽게 찌지 않습니다. 입맛을 더 돋구게 하고 싶다, 살 좀 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는 경우 소화력을 올리면서 비위 기능을 강화하는 약재를 쓰지만, 그 또한 소화력이 좋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살이 오르는 것이지 무작정 살이 찌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어린이 친구들을 진료하다 보면, 원래 잘 먹지 않던 친구들이 소화력이 좋아지면서 먹을 것을 조금씩 찾기 시작하면 안 먹어서 걱정이시던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이 반색하시면서 아이가 먹고 싶어하는 것을 가리지 않고 주시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이럴 때 건강한 밥, 반찬이 아니라 초콜렛, 젤리, 과자, 음료수, 빵 등 칼로리만 높으면서 성장에는 도움이 크게 되지 않는 음식들 위주로 아이가 먹고 싶어한다고 가리지 않고 주게 된다면 살이 찌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아이의 비위가 건강해지기 시작할 때 건강한 식단으로 뱃골을 늘리고, 성장에 도움되는 운동을 병행한다면, 아이는 위로 쑥쑥 성장하지 절대 옆으로 성장하지 않습니다.
열심히 자라느라 고생하는 우리 아이들, 그리고 그에 못지않게 육아로 애쓰느라 힘든 우리 부모님들,
모두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