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야칼럼
파킨슨병은 대표적인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주로 60세 이후에 많이 발병한다.
뇌의 흑질(substantia nigra)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서서히 파괴되면서, 손발이 떨리거나 움직임이 느려지고, 근육이 뻣뻣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시간이 지나면서 균형 장애, 표정의 둔화, 글씨체 변화와 같은 특징적 징후가 동반되며, 우울·수면장애·인지저하 같은 비운동 증상도 환자를 괴롭힌다.
현대의학은 완치보다는 약물치료나 뇌심부자극술 같은 수술적 방법, 재활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증상을 ‘간신의 허(虛)’와 ‘내풍(內風)’의 동요로 풀이한다.
간은 근육과 운동을 주관하고, 신은 골수와 뇌를 영양한다고 본다. 나이가 들며 간신의 정기가 쇠하면 근육과 뇌의 기능이 약해지고, 그 결과 떨림·강직·서동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특히 손발의 떨림은 기혈이 원활히 돌지 못하고 음양의 균형이 깨지면서 내부에 바람이 이는 듯한 ‘풍증(風證)’으로 설명된다.
이에 따라 한의학적 치료는 간신을 보하고(補肝腎), 기혈을 충실히 하며(益氣養血), 내풍을 잠재우는(熄風) 방향으로 접근한다. 한약은 물론 침구치료, 기공이나 운동요법 등이 활용되어 전신의 균형을 회복하고 증상 악화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결국 파킨슨병은 서양의학적으로는 도파민 부족으로, 한의학적으로는 간신허와 내풍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언어와 체계로 설명되지만, 본질적으로 ‘신체의 균형이 무너져 운동 기능이 약화된다’는 점에서 맥을 같이한다. 따라서 환자마다 서양의학적 치료와 더불어 한의학적 보조 접근을 병행한다면, 보다 폭넓은 관리와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대사증후군을 앓는 사람은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최대 40%가량 높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사증후군은 당뇨, 심장 질환, 혈관 질환, 비만 등의 발병 위험을 동시에 가진 상태를 말한다. 보통 ▲복부지방 ▲중성지방 수치 ▲HDL(고밀도지질단백질) 콜레스테롤 수치 ▲공복 혈당 ▲혈압 중 3가지 이상이 정상 기준을 벗어났을 때를 의미한다.
그 결과,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보다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39% 높았다. 또한 복부지방, 공복 혈당같이 대사증후군 위험 요소가 하나씩 증가할 때마다 파킨슨병 위험이 평균 14% 증가했다. 특히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 중에 파킨슨병에 걸리기 쉬운 유전자(PRS_PD)까지 가진 사람은 파킨슨병 위험이 2.58배 더 높았다.
대사증후군이 어떤 경로를 통해 파킨슨병 위험을 높이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만성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가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대사증후군은 비만, 고혈압, 당뇨와 특히 관련이 깊으며, 이 질환들은 공통적으로 만성 염증 상태를 유발한다. 뇌에서 발생한 염증은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를 서서히 파괴하는데, 이는 파킨슨병의 핵심 발병 기전 중 하나다. 또 대사증후군 환자는 몸속에 활성산소가 과도하게 생성되는 경우가 많다. 활성산소는 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산화 스트레스의 원인이다.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관리하는 것만이 만병의 근원에서 멀어질 수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