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건강정보
조현병
정의
정신분열병은 10대 후반에서 20대의 나이에 시작하여 만성적 경과를 갖는 정신적으로 혼란된 상태를 유발하는 뇌질환입니다. 이것은 비교적 흔한 병으로 백 명 중 한 명이 걸리는 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모든 계층의 사람이 걸릴 수 있으며 남녀 빈도는 비슷합니다.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최근 학계에서는 뇌의 기질적 이상을 그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흔히 생각하듯이 정신력이 약하다거나 부모의 잘못된 양육, 악령이나 귀신 때문에 발병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원인
정신분열병의 원인은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생물학적 소인과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병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과거에는 심리적 질환으로 보는 견해가 컸으나 현재에는 뇌의 생화학적 이상과 연관되어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뇌에는 사고, 감정, 행동을 조절하는 수많은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어 세포 간에 정보를 전달합니다. 정신분열병 환자는 뇌의 특정 부위에서 도파민이라는 물질의 신경전달과정에 이상이 생겨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도파민이 활성되면 망상, 환청, 혼란된 사고가 나타나게 됩니다. 최근에는 도파민 외에도 세로토닌 등 여러 신경생화학적 변화가 상호 작용이 있으며 복합적으로 정신분열병과 연관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생물학적 소인의 상당 부분은 유전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신분열병은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있으며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유전적 경향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반인은 평생 병에 걸릴 가능성이 1%인데 반해, 부모나 형제 중 한 사람이 환자일 경우 발병률이 5-10% 정도로 일반 인구에 비해 높고 부모 모두가 정신분열병 환자일 경우 자녀가 정신분열병에 걸릴 가능성은 40% 정도로 매우 높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가족 중에 정신분열병 환자가 있더라도 일반인보다 발병 가능성은 높아지는
것 뿐이지 100% 유전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가 환자인 경우라도 자녀가 질병이 없을 수도 있으며 가족 중에 환자가 없더라도 발병할 수 있습니다. 정신분열병 그 자체가 유전된다기보다는 쉽게 병에 걸릴 수 있는 소인이 유전되는 것으로 생각되며 여기에 환경적 요인이 더해져서 발병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증상
정신분열병의 발병은 서서히 진행하여 주된 증상은 환청, 망상, 이상 행동, 횡설수설 등의 증상과 감정이 메마르고 말수가 적어지며 흥미나 의욕이 없고 대인관계가 없어지는 등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신분열병 환자는 흔히 환각을 경험합니다. 누군가 말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들리거나 실제 존재하지 않는 대상이 보이기도 합니다. 질병 초기에는 환자들이 놀라고 당황하게 되나 시간이 지나면 이런 환각 현상을 사실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환청이 가장 흔한 증상으로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하는 목소리를 듣게 되며, 그 내용은 환자의 행동을 지시하거나 간섭하고 비평하는 내용 또는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소리들입니다. 어떤 환자들은 이런 환청과 대화를 하기도 하며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전혀 근거가 없는 엉뚱한 믿음을 갖고 있는 것을 망상이라고 하는데 망상은 환각과 함께 정신분열병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입니다.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자신과 연관지어 개인적인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관계망상, 나를 감시하고 있다거나 누군가가 나를 조종하고 있다는 피해망상, 과대망상, 내가 구세주이거나 하나님의 계시를 받았다는 종교망상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망상은 합리적인 설득이나 논쟁으로 쉽게 교정되지 않습니다.
정신분열병 환자는 혼자만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어서 다른 사람의 말에 귀기울이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화를 나누면서 상황에 적절한 것과 적절치 못한 것을 가려 내지 못하고 타인의 의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며 불쑥 엉뚱한 이야기를 꺼내거나 쉽게 산만해지며 집중을 잘 못합니다. 사고가 조직화되어 있지 않고 모호하며 적절하게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이야기의 핵심을 파악하기 어렵고 대화 중에 주제가 이것저것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정신분열병 환자는 상황에 맞지 않는 심각하거나 슬픈 말을 하는 상황에서 웃는 것 등의 부적절한 감정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감정이 메말라 감정표현이 없거나 기쁘거나 슬프다는 정상적인 감정 표현을 잘 못하고 무표정해집니다.
진단
진단은 자세한 병력을 듣고 환자의 정신상태를 검사하여 내리게 되는데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가족이 그동안 일어난 일을 자세히 설명해 주어야 합니다. 첫 발병인 경우 다른 신체질환이나 뇌질환 때문에 정신분열병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것을 감별하기 위해 혈액검사, 뇌컴퓨터단층촬영(CT), 뇌자기공명영상(MRI), 단일광자방출단층촬영(SPECT), 뇌파검사 등을 하게 됩니다. 또, 환자의 심리상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심리검사를 합니다. 진단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신과 전문의와 환자와의 면담, 가족으로부터 얻게 되는 병력과 증상에 관한 정보입니다.
치료
정신분열병의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급성기에는 약물 치료가 가장 중요하며 증상의 상당 부분을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약물치료는 스트레스에 민감한 정신분열병 환자를 스트레스의 영향을 덜 받도록 보호하는 작용을 해 주며 재발을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항정신병약물에 대해 잘못 이해되고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의존성이 생기는 것은 아닌가, 단지 진정시키거나 잠을 자게 하는 약이 아닌가, 약을 복용하면 바보가 되는 것은 아닌가 등의 의문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항정신병약물은 의존성이 없는 약물입니다. 또한 단순한 수면제나 안정제는 망상, 환청과 같은 정신분열병 증상에는 효과가 없습니다. 즉 항정신병약물은 정신분열병 증상을 목표로 사용되는 치료제입니다. 약을 복용할 경우 초기 부작용으로 동작이나
발음이 어둔하게 보일 수 있으나 이는 일시적인 것이며 결코 바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에는 음성증상에도 효과가 있으며 동작이 둔해지는 것과 같은 부작용이 적은 우수한 약물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그 사용이 증가되고 있습니다. 약물치료뿐만 아니라 다각적 치료로 접근해야 합니다. 치료방법에는 다음과 같습니다.
[개인정신치료]
개인정신치료는 환자의 전반적인 문제를 정신과전문의와 상담하며, 현재 부딪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정신과의사는 환자의 경험, 생각, 느낌을 이해하고 공감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환자의 왜곡된 생각을 교정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됩니다.
[가족치료]
가족치료는 정신분열병 환자의 가족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어려움에 대해 상담하는 것입니다. 가족 구성원들에게 정신분열병에 대한 이해를 높여, 환자에게 지지적이고 협조적인 환경을 만들 수 있게 해서 재발률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위기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적절한 대처방안을 찾아서 위험한 상황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게 합니다.
[집단정신치료]
집단정신치료는 대개 적은 수의 환자들(보통 6-12명)과 한두 명의 치료자가 참여하여 이루어지는데 치료의 초점은 다른 사람과의 대인관계 경험을 통해서 또는 자신의 말이나 행동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서 이전까지 왜곡되고 비적응적이던 대인관계 및 행동을 고치게 하는 데 있습니다.
[지역사회의 정신사회재활 프로그램]
정신분열병 환자의 궁극적인 치료 목적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것, 즉 한 인간으로서의 기능 회복에 있습니다. 따라서 정신분열병 환자를 위해서는 정신과 외래나 입원기관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보건복지시설이 필요합니다. 이런 정신사회재활 프로그램으로는 돌보아 줄 가족이 없는 환자에게 가족 대신 주거 및 관리를 대행하는 주거시설, 정신사회재활훈련을 전문적으로 시키는 정신과 낮병원, 환자의 능력 수준에 맞게 일할 기회를 주는 보호고용제도, 그리고 직업이
없는 환자를 위해 직업훈련을 시키는 직업훈련프로그램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입원치료]
입원은 정확한 진단, 일관성 있는 약물치료, 환자의 자해 및 타인에 대한 난폭행동으로부터의 보호, 기본 생활적 욕구에 대한 제공을 위해 필요합니다. 최근 경향은 무의미한 장기 입원을 피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능한 한 지역사회로 빨리 복귀하는 것입니다.
주의사항
환청이 있을 때 환자는 환청에서 들리는 목소리와 대화를 주고받거나 환청에서 시키는 대로 행동합니다. 즉, 주위에 사람이 없는데도 혼자서 중얼거리거나 뚜렷한 이유 없이 혼자서 웃거나 울기도 하며, 주의가 산만하고 어떤 생각에 몰두되어 말을 걸어도 즉시 대답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환자가 환청을 느낄 때는 다음과 같이 대처해야 합니다.
"지금 무슨 소리가 들리니?" 하고 환청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어봅니다.
"지금 네 말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돼." 라며 환자의 행동에 대해 따지지 않습니다.
음악을 듣거나 TV를 보도록 해 주의를 다른 곳에 집중시킵니다.
응급한 상황일 때는 약을 추가로 먹게 하거나 주치의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비웃거나 놀리는 말투, 설득하거나 위협하는 말투를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출처
서울아산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