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건강정보
며칠 전에 중년 남성분이 머리 똑똑해지는 한약, 소위 ‘총명탕’을 처방받으러 왔다면서 진료실 문을 두드렸다. 회사에서 실시되는 승진시험을 몇 개월째 준비하고 있는데, 눈이 점점 침침해지고 암기력도 떨어져 애를 먹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요새는 각종 자격시험, 승진시험, 고시 등의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서, 수험생 이외에도 ‘머리 똑똑해지는 한약’을 찾는 분들이 많아졌다.
필자는 예전에 총명탕의 효과에 대해, 다른 것보다도 특히 머리 집중에 도움이 된다고 말해왔었다. 다시 말해 실제 머리 똑똑해지기 보다는 집중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성적이 향상된다고 말해왔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연구결과에서 한약을 먹고 놀랍게도 정말로 머리가 똑똑해지는 결과가 발표되었으니, 오늘은 바로 그 한약을 알아보겠다. 이제 한약을 먹으면, 정말 머리가 똑똑해진다.
수험생의 친구, 총명탕
한 때 화제가 되었던 TV 드라마가 있었는데, 제목이 바로 ‘공부의 신’이었다. 왜 그렇게 화제가 되었나 하고 알아봤더니, 정작 학생 뿐 아니라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아주 인기가 높았었다고 한다. 실제 학부모들이 아이들 대신에 시청하고 그 내용을 얘기해주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니, 참으로 재미있다. 역시 대한민국의 교육열은 하늘을 찌를 만하다. 이렇게 우리나라 학부모와 학생들이 공부에 가지고 있는 관심도가 매우 높기에, ‘총명탕’이라는 한약처방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단연 화제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총명탕의 효과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한 이후로, 한의원에 찾아오는 수험생들이 부쩍 늘어났다. 심지어 지금 고3이 아닌 학생들도 덩달아 한의원에 찾아오고 있는데, 특히 고2 학생의 경우에는, 이제 곧 고3이 된다는 부담 때문인지 자못 비장하기까지 하다. 아닌 게 아니라 진맥을 해보면, 체력이나 기운이 떨어져 피곤한 것 뿐 아니라 극도의 긴장감 때문에 더 힘들어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한약을 먹고 있는 학생들이 무척 많은데, 이제는 본인 스스로 찾아오는 경우들도 제법 있다.
사실 필자의 경우에도, 총명탕을 먹겠다고 찾아오는 학생들을 많이 진료했는데, 각각의 체질과 증상에 맞게 처방을 해주면, 우수한 효과를 거두기 마련이었다. 또한 보통 구성 약재에 추가로 녹용을 더 넣어서 처방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녹용이 기력회복에 도움 되는 약재란 것이 이유이기도 하지만, 실제 뇌세포의 합성을 촉진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이 연구결과로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공진단을 먹으면 똑똑해진다
사실 ‘공진단’이라는 처방은 이미 많은 사람들 입에서 오르내린 처방이었다. 옛날 같으면 임금이나 황제들만 먹을 수 있었던 보약 중의 보약인데, 요새는 전문 한의원에 가면 누구라도 처방 받을 수 있는 한약이 되었다. 실제 먹기 편하고 맛이 좋으면서도 효과가 있어, 허약하거나 기운이 부족한 삶들의 피로회복에 많이 처방되어왔다.
그런데, 이 공진단 제제로 구성된 한약이 인지기능을 개선시키고 집중력을 강화시킨다는 연구결과가 2009년 12월 11일 외국신경학회 저널에 게재되었다. 물론 그전에도, 공진단의 효능 중에서, 위로 올라간 쓸모없는 열을 아래로 내려주고, 반대로 아래의 차가운 기운을 위로 올려주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의 효능 때문에, 수험생들이 머리 띵하고 미열감이 있다고 호소하는 증상에는 이용되어 왔었다. 그런데 이제 실제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까지 입증이 된 것이니, 호랑이에 날개를 단 격이라고 하겠다.
특히 뇌신경보호 효과와 인지능력 증가 및 학습능력 항진효과, 그리고 기억력 증강까지 입증된 이번 연구 결과가 SCI급 논문에 실렸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로서, 이제 학습능력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까지도 공식적인 치료의 길이 열렸다고 볼 수 있겠다.
시험 당일 날 한약 먹기
해마다 수능시험 때만 되면, 조금이라도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학부모들의 마음을 노려, 온갖 약물이 활개를 친다. 그 중에는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오히려 시험을 망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잘 알고 있겠지만, 우황청심환은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약이 아니다. 또한 평소 먹지 않던 약을 갑자기 먹으면 나쁜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승진시험이나 고시공부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시험 때는 더욱더 긴장해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에, 당일 날 먹을 약 종류를 찾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평소 다니던 한의원이나 주치 한의원을 찾아가 진단받고, 내 몸에 적합하고 알맞은 처방을 받아 평소에 복용해두는 것이 좋겠다. 그러다가 시험 당일이 되면, 평소 즐겨 먹던 한약을 먹고 시험장으로 가면 되는 것이다. 이 얼마나 안전한 방법인가? 이렇게 실제 학습능력을 향상시키고 집중력을 높이는 공진단 종류의 한약을 미리 먹다가, 당일에도 가지고 가서 평소대로 복용한다면, 시험에 닥쳐서 고민할 일이 없어질 것이다.
의약품용 한약을 복용하자
한 가지 덧붙인다면, 한의원의 전문 의약품용 한약재와 일반 시중의 식품용 재료는 그 효능과 각종 안전성 문제에서 매우 큰 차이가 난다. 실제 잔류이산화황의 허용치를 살펴보면, 한의원에서 처방되는 복분자는 30ppm이 한계치인 반면에, 식품첨가물로 사용되는 복분자는 2000ppm이 한계치이고, 일반 식품의 경우에는 아예 기준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전문가인 한의사의 처방과 조제가 아닌, 식품용 공진단 처방 등을 함부로 먹게 되면,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은 문제가 일어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겠다. 자칫 약을 먹으려다 독을 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공진단을 처방받을 때도 반드시 한의원을 찾아가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출처 - 대한한의사협회 알기쉬운 한의학
대한한의사협회 장동민 대변인ㆍ홍보이사(하늘땅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