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건강정보
'쑤~욱 솟아 올랐네!'
조금 솟아 나왔는데도 '쑤~욱! 나왔네!'라고 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봄이 되었다고 제일 먼저 알리며 솟아나는 새싹과 나물 중에 우선으로 손꼽히는 것이 '쑥'입니다.
이곳저곳에 누가 씨를 뿌리지 않았는데도 '쑥쑥' 잘 자라는 생명력이 강한 식물이 바로 쑥입니다.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져 모든 식물이 고사했을 때 유일하게 죽지 않고 살아남은 식물이 쑥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쑥은 생명력이 강합니다.
흔히들 키가 잘 자라는 모양을 '쑥쑥' 큰다고 하기도 하고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잘 자라는 쑥을 비유해서 헝클어지고 폐허가 된 곳을 '쑥대밭'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쑥은 한자로 애(艾), 애엽(艾葉), 봉(蓬), 번(繁), 호(蒿), 래(萊) 또는 애초(艾草), 백호(白蒿), 봉애(蓬艾), 봉호(蓬蒿) 등으로 사용하고 약재로 많이 사용하여 의초(醫草)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 쑥은 우리 역사의 시초부터 약초로서 귀중하게 여겨 먹기도 하고 뜸의 재료로 많이 사용되어져 왔습니다.
'일침(一鍼), 이구(二灸), 삼약(三藥)'이라는 말은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먼저 침으로 치료하고 그래도 낫지 않으면 그 다음으로 뜸으로 치료하고 마지막으로 약으로 치료하라는 뜻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말의 뜻은 치료하는 방법 중의 우선순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한의학에서 세 가지 기본적이고 중요한 치료수단이 있음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침과 뜸 그리고 한약, 이 셋은 한의학의 대표적인 치료수단이라는 의미입니다.
그 중 뜸요법은 매우 중요한 한의학 치료법으로 쑥이나 약물을 우리 몸의 혈자리나 특정한 부위에 놓고 연소시켜 온열자극과 약물의 작용을 이용하여 경락을 자극하면서 기혈을 원활히 소통시키고 정기를 도와 나쁜 기운인 사기(邪氣)를 몰아내어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유지와 질병예방을 위한 치료법입니다.
쑥뜸요법은 혈자리에 쑥이 타들어가면서 발생되는 뜨끈한 온열자극과 연소될 때 생기는 쑥진의 이로운 작용을 이용하여 경락을 순행시키고 기혈을 소통시킴으로써 양기를 북돋으며 질병을 치료, 예방하는 한의학 치료법으로 다양한 질환의 치료와 예방에 효능이 있습니다.
‘황제내경’에서는 ‘침소불위 구지소의(鍼所不爲 灸之所宜)’라고 하여 침요법이 적합하지 않은 질병에 대하여 쑥뜸요법을 시행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동의보감’에는 배꼽에 뜸을 뜨는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일화가 있습니다.
1) 어떤 사람이 늙어서도 얼굴이 젊은이와 같아서 그 비결을 물었더니 '매년 쥐똥으로 배꼽에 뜸을 떴다'고 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2) 한옹이라는 사람이 산적을 토벌하다가 적 한 명을 포로로 잡았는데 나이 100세가 넘었는데도 아주 건강하므로 그 이유를 물으니 '젊었을 때 병이 많았는데 한 이인을 만나 그가 가르쳐 준 대로 배꼽에 뜸을 떴더니 건강해졌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3) 800년이나 살았다는 장수와 양생법의 대명사로 알려진 팽조라는 사람이 비법이 바로 배꼽에 뜸을 뜨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모든 환자들이 뜸시술을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뜸시술을 피하는 사람들이 가장 염려하는 부분은 화상입니다.
직접 살 위에 뜨는 뜸은 반드시 화상을 남기게 되는데 이런 화상을 입지 않으면 뜸의 효과를 맛볼 수 없는 것일까?
문헌에 의하면 우리 선인들은 뜸을 뜨는 요령에 있어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뜸쑥을 놓을 경혈 자리에 먼저 감자를 얇게 썰어 붙인 다음 뜸을 뜬다던가, 아니면, 마늘이나 생강 등과 같은 다른 재료를 이용하여 화상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며 뜸을 뜨는 등의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시술해왔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뜸자리(火痕)가 남는 유흔(有痕)인 직접구와 그렇지 않은 무흔(無痕)인간접구로 두 가지 모두 효과는 있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어떤 사람은 직접뜸(피부에 쑥을 직접 붙여서 태우는 방법)만을 뜸의 진수인 양 주장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뜸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과 자료이며, 또한 유흔(有痕)과 무흔(無痕)의 임상적 차이는 무엇인지를 밝혀 환자 혹은 질병에 따라 적절하게 응용하는 일일 것입니다.
최근 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질병치료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나 한의사의 지도를 받아 시술되기보다 인체와 뜸에 관한 기초적인 교육도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서 민간요법 수준의 취급을 받으면서 시행되는 경우가 많고 조상들의 5천년 역사 속의 다양한 뜸술은 무시된 채 일본식 반미립대 유흔구가 뜸법의 전부인 양 오해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어 매우 안타깝습니다.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은 전문적 지식없이 무분별한 무자격자의 시술 후에 관리소홀로 발생하는 감염으로 건강에 큰 해가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므로 전문가인 한의사의 관리, 시술로 뜸시술의 효과를 누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대한한의사협회 주신탁 홍보위원
대한한의사협회 알기쉬운 한의학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