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건강정보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2021년 출생 기준 83.6년에 달합니다. 이는 저희가 건강과 관련하여 긴 평균 수명을 달성하는 것을 넘어,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오래 사는 것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명을 포함한 시력과 관련한 문제는 건강관련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Park et al. JAMA Ophthalmology. 2014) 2016년에 Scott 등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에게 실명은 인종을 불문하고 암과 비슷하거나 암보다 더 본인에게 발생하지 않길 바라며, 알츠하이머나 에이즈와 같은 질환보다 훨씬 걱정하는 질환입니다. 이런 두려움은 시력을 잃을 경우 일상생활을 독립적으로 영위하기 힘들어지고, 생산적인 일에 종사하기 힘들고 전반적인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Scott et al. JAMA Ophthalmology)
실명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질환은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녹내장입니다. 그 중 상대적으로 고령에서 발생하는 다른 질환들과 달리, 당뇨망막병증은 생산연령인구(15~64세)에서 발생하는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우리나라의 당뇨병 환자는 2020년 현재 약 600만명으로, 2010년 당뇨병 환자수가 320만명임을 감안했을 때 10년 사이에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며, 2012년 당시 600만명에 도달할 시점을 2050년으로 예측한 시점을 무려 30년이나 앞서 추월하였습니다. (권혁상. JKMA. 2023) 우리 주변 사람들 7-8명 중 한명이 당뇨병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당뇨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당뇨망막병증은 아무리 심해도 증상이 없고 시력이 좋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당뇨망막병증이 심하지 않을 때에는 거의 아무런 증상이 없습니다. 당뇨병 환자가 시력이 감소하는 것을 인지해서 안과에 내원하는 경우에는 이미 당뇨망막병증이 매우 많이 진행되어 적절한 치료를 하더라도 유의한 시력을 보존하지 못할 정도로 악화된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당뇨환자에서 당뇨망막병증에 대한 조기진단과 조기치료를 위한 선별검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2023년에 발표된 제 8판 당뇨병 진료지침을 보면, 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는 진단과 동시에 망막 주변부를 포함한 안저검사 및 포괄적인 안과검진을 받아야한다고 되어있으며, 1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는 진단 후 5년 이내에 망막 주변부를 포함한 안저검사 및 포괄적인 안과검진을 받아야한다고 되어있습니다. 이렇게 첫 검사를 한 이후에는 당뇨망막병증 소견이 없고 혈당 조절이 잘 되는 경우에는 1년 간격으로 당뇨눈검사를 받도록 권유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실제로 당뇨병 환자 중에서 당뇨망막병증 검진을 위한 안저검사를 포함하는 당뇨눈검사를 받는 비율은 높지 않습니다. 202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고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들의 절반 이상이 안저검사를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특히 30-50대의 경우에는 겨우 30%만이 당뇨망막병증 검진을 위한 안저검사를 시행받는다고 합니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당뇨망막병증은 많이 진행한 경우에도 증상이 없고 시력이 좋을 수 있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들은 본인이 아무런 불편함이 없더라도 안과에 꼭 내원하여 안과의사에게 당뇨망막병증 확인을 위한 안저검사를 포함한 당뇨눈검사를 시행 받아야 합니다.
당뇨가 있는 경우 당뇨망막병증 이외에도 백내장이 흔하게 생길 수 있습니다. 백내장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노화와 관련한 질환이지만,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는 더 이른 나이에 백내장이 발생하기도 하고, 더 빠르게 진행하기도 합니다. 최근 백내장 수술 기술의 발전으로 큰 부담없이 수술적 치료로 호전되기도 하나, 당뇨병 환자의 수술 후 염증이나 출혈이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또한, 당뇨병 환자는 백내장 뿐만 아니라, 녹내장이 발생할 확률도 일반인에 비해 더 높습니다. 당뇨망막병증에 대한 선별 검사를 진행할 때 녹내장에 대한 선별검사도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에 녹내장에 대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당뇨망막병증, 백내장, 녹내장 이외에도 홍채염, 시신경병, 뇌신경허혈 등과 같은 여러 안과 질환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결론을 말씀드리면 우리나라에서 당뇨인구는 이제 600만명이 넘습니다. 평균수명이 80세를 훌쩍 넘은 우리나라에서 시력은 높은 건강관련 삶의 질을 위해 정말 중요하기에 당뇨병 환자들은 정기적인 당뇨눈검사를 꼭 받아야합니다. 본인은 증상이 없고 시력이 좋더라도, 또 예전에 안과에서 눈에 당뇨합병증이 없다고 들었더라도, 검사한지 1년이 넘었으면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당뇨망막병증이 생겼지만 아직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조금 더 자주 검사하는 것이 필요하며, 안과의사의 권유에 따라 검사를 받으시면 됩니다.
출철 :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 (글쓴이 :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안과 박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