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건강정보
많은 분들이 허리 통증이나 디스크를 예방하고자 근력 강화 운동을 한다. 특히 허리 근육을 키워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왜 그럴까?
근력이 강해야 허리가 바로 서고 통증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근력이 강하면 허리를 지탱하는 근육에도 힘이 생기니 어떤 의미에서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는 게 2가지 있다. 하나는 근력을 키우려면 근육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근육량을 늘려야 한다고 믿는 것이다. 이 역시 크나큰 오해다.
자, 이쯤에서 묻겠다. 통증이 있는 환자들이 오래 앉아 있지 못하는 게 근육이 없어서, 근력이 약해서일까? 아니다. 통증 때문이다. 또한 통증이 생기는 까닭은 디스크가 병들어서 척추 주변의 근육들이 제 기능을 못하고, 계속 과도한 긴장이 유발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근력 운동을 하려고 근육들을 무리하게 쓰면 어떻게 될까? 근육이 긴장해 근력을 기르기는커녕 더 약해지고 통증은 심해진다. 따라서 허리 통증이 있다면 근력 강화 운동을 할 게 아니라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먼저다.
그럼 이제, 당신의 잘못된 건강 상식을 바로 잡을 차례다.
허리 디스크인 당신, 근력 운동은 쥐약이다.
요즘 유행하는 건강 프로그램을 보면 허리 디스크 환자는 허리 근육과 다리 근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근육량이 많으면 디스크가 오지 않는다는 말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알고나 하는 말일까? 엄밀히 따지면 요통이 있는 사람들은 근육량보다 척추 관절을 잘 움직여줘야 한다.
척추를 잘 잡아주려면 허리 주변부 근육들을 튼튼하게 단련 시켜야 한다는 말이 틀렸다는 게 아니다. 다만 전제 조건이 다르다는 것이다. 허리 통증이 없는 일반인의 경우 얼마든지 근육의 양을 늘리고 강화하는 운동을 해도 좋다. 하지만 통증이 있다면 운동을 그만두고 과하게 긴장된 근육을 퇴화시켜야 한다. 운동으로 근육을 더 긴장시키는 것은 디스크에 쥐약이기 때문이다.
한번은 허리 디스크 때문에 요통을 심하게 느끼는 20대 젊은 남성이 허리를 한쪽으로 기울인 채 치료실을 찾아왔다. 겉으로 드러난 그의 몸은 아주 다부졌다. 커다란 대근육들이 잘 잡힌 것이 튼튼해보였다. 그런데 정작 허리는 제대로 펴지도, 구부리지도 못했다. 5분도 채 앉아 있질 못했다.
“선생님, 허리가 아파서 운동을 더 열심히 하거든요? 근육 운동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해요. 그런데 통증은 점점 더 심해지고 허리는 나무토막 같이 굳어 있어요. 허리 관절 하나하나가 부드럽게 움직이는 게 아니라 허리뼈를 통째로 접착제로 붙여놓은 것처럼 구부릴 수가 없어요.”
그의 말을 듣고 허리 근육을 만져보니 근육이 부은 것처럼 매우 컸다. 그런데 얼마나 굳었는지 손으로 누르면 근육이 아니라 마치 돌을 만지는 것처럼 딱딱했다
.
“천장을 보고 똑바로 누운 다음 무릎 밑에 쿠션을 받쳐서 자요. 허리에 무리 가지 말라고요. 제 나름대로는 좋은 자세로 잔다고 생각했는데,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바로 일어나지 못하고 10분은 뒤척여요. 일어나기가 정말 힘들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허리 통증을 잡기 위해 골반과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인 코어 근육 운동을 한다. 특히 대근육 강화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분들에게 단호하게 말씀드린다.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운동하는 거라면 당장 대근육 운동부터 그만두시라. 엉덩이와 다리를 강화하는 스쿼트 같은 운동은 절대 하지 마시라. 그리고 두꺼운 근육 이불을 벗어버리고 척추를 깨우시라.
대근육은 가슴, 등, 팔, 어깨, 복부, 허리, 하체(엉덩이와 종아리를 포함한 다리) 등에 위치하는 근육을 말한다. 이 중 엉덩이와 다리 근육은 허리와 골반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건강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래야 허리가 제대로 서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대부분의 허리 디스크 환자나 요통을 호소하는 분들은 허리 뒤쪽 근육이 긴장해 있다. 따라서 운동을 하게 되면 허리와 다리 부위의 근육들이 다른 부위의 근육에 비해 더 많이 긴장한다. 실제로 엉덩이와 다리 근육을 키우려고 이 부위의 운동을 집중적으로 하다가 허리 통증이 심해진 경우를 많이 봤다.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근육을 강화시킨다는 것이 무슨 말일까. 통증이 있는 부분을 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인가? 아니면 근육의 외형을 크고 예쁘게 만든다는 것인가? 통증이 있다면 2가지를 욕심내서는 안 된다. 당연히 통증을 줄이고 정상 범위에서 쓸 수 있게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육을 크고 단단하게 만드는 운동은 그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통증이 있어 허리가 불안정한 상태(척추가 굳고 척추 주변 근육이 긴장한 상태)라면 특정 근육 운동을 할 때 근육이 긴장해 잘못된 방식으로 근육을 쓰게 된다. 그러면 허리 통증은 더 심해진다. 허리 통증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과 다른 방법으로 운동을 해야 한다. 보디빌더처럼 특정 근육을 훈련하는 방식은 잘못되었다. 척추 움직임이 잘 일어나서 허리 운동 조절 능력이 생기면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근육을 쓰게 되어 허리 통증 없이 운동할 수 있다. 단, 운동을 하면 할수록 허리가 아프다면 당장 멈추어야 한다.
출처 책 《당신은 허리 디스크가 아니다》